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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흥, 새처럼 살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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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회 작성일 23-02-03 09:44

본문

즉흥(卽興), 새처럼 살고 싶거든

 

1

호기심을 쫓아 멀리 날아가다가도

순수한 기억의 숲, 사랑하는 짝이

기다리는 꽃밭으로 돌아오면 그 뿐이다

관모(冠毛)에 펜만 안 꽂았지

지저귐 또한 일상(日常)이다

배고프다고 발톱에 시간을 걸고 아프게 뒤척이거나

멀쩡한 공간을 콕, , 쪼아 입안에 삼키려들지도 말아야한다

새의 시선은 늘 졸지 않고 우정과 함께 주변의 변화에 집중해 있다

그리고 이건 알아야 해

새 하나가 깃을 친다고 공간이 출렁이지 않는다

무리지은 새들의 너른 깃 군무가 아름답다

 

2

적어도 새들은

제 날개를 가졌으니까

바람에 풀어놓은 자기들 비밀쯤은 알고 있다

제 깃으로 남의 눈과 귀를 막지도 않을 뿐더러

제 깃으로 제 눈과 귀를 막지도 않는다

즉흥(卽興)을 연출하며

태양을 차양(遮陽)의 날개로 힘차게 휘둘러 치면서

자연스럽게 공중 위에 위무(慰撫)를 펼친다

 

나의 처음 영혼에 날개가 없었던 게 아니다

지금 영혼이 광채를 쏠쏠히 잃었기 때문

빛의 시간성(間城)에서

육신의 공간성(空間城)으로

찰나에 쫓겨왔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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