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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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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 23-02-08 14:36

본문

폐역

 

 

폐역의 철길은

낙엽의 그늘이거나

일모 이거나

없어질 듯 숨죽인

그리움이거나

 

긴 늑골 완행의 한생을 지키며

덜컹거렸을 목청도 사그라진 지 오래

불 꺼진 역사와 먼지 부는 장터

비루먹은 개들만 어슬렁거리고

이제 변두리라고 부르는

어느 궂은날

굴곡의 사람들은 정둘 곳 없어

단단히 묻어두고 떠난

척척해진 울음 같은

 

기억들

구석에 파묻어 두었던

어렴풋한 환생이

레일을 향해 수시로 발차와 정차를 하고

하차하는 사람 없이

보낼 것들만 다 떠난 목매임 

발병 같은 기적소리

저렇게 매양 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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