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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영아 여기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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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1회 작성일 23-02-13 12:02

본문

이 문장은 오래전 일인데도
목울대에 가시처럼 박혀 넘기지를 못하고 있다
부평 삼거리를 지나 좌측으로 접어들면
인천 공원묘지로 가는 길이 나온다


외당숙 봉분이 그쪽에 있어 비포장길을 무념무상으로 걷다 보면
많은 주검들이 작은 기척조차 없는 궁벽간 이곳에
생소한 비문의 "사랑하는 영아 여기 잠들다"라는 문구를 끌어안은
이끼 서린 비석 하나가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길가 방향으로 틀어져 외롭게 서있다


불현듯 궁금해지는 그녀의 이력 앞에 발이 묶여
센티한 碑文(비문)에 괜히 울컥해져
그녀의 애끊는 호곡소리를 뒤적거린다


고립무원에 묻혀있는 그녀는 영아가, 사랑하는 영아가
제 수명을 다하지 못한 채 꽃잎 져버린 무척이나 아끼던 어린 여식의 이름인지
아니라면 백년해로의 언약을 저버리고
별빛 따라 외기러기처럼 날아가버린 어느 애절한 남자의 아내 영아 인지
이도저도 아니라면 결혼을 앞두고 요절을 한
어느 젊은 여자의 피를 토하는 주검인지
저 白碑(백비)위에 애끊는 詩 한수를 판각하여 명치끝을 멍울지게 하는 이는
아마도 시인이었을 것이다


추석이나 한식날
사랑하는 영아가 눈에 밟혀
제비꽃 수굿한 그녀의 집 앞을 지나는 날이면
그 흔한 造花(조화) 한송이 자라지 않는 낡은 비석 앞에
한참 시간을 묶어놔도 누구 하나 찾아오는 이 없는
아니면 사랑하는 영아 곁으로 이미 영면을 하였을
사랑하는 영아 여기 잠들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랜만에
시 냄새 풀풀 나는 시 한 수
잘 감상했습니다.
그 길섶에서 한 참을 거닐다가
그만 길을 잃어 아직도 헤매고 있습니다.
좋은 밤 보내시길요, 다섯별 시인님.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쁘신 콩트 시인님
월요일 인데도 들려주셨습니다
아직도 저 묘비명이 문득 문득 기억에 나서요
얼마나 애절했으면 묘비명을 저렇게 판각을 하였는지
지금도 궁금합니다 ㅎ 피곤하실터인데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시옵소서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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