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병꽃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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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09회 작성일 23-02-14 12:49본문
조심해야 한다 오월이 왔다
美色(미색) 두려운 병꽃나무가 화사하게 발작을 일으키는 계절
색색이 다중인격장애를 갖고 있는 저 꽃들이
껌이나 찍찍 늘리고 빗장다리를 털며
솜털 보송보송한 깻잎머리 애기님의 형상으로 시비를 걸어오면
나도 똑같은 병을 앓고야 만다
노란 꽃은 노랗다고 철 지난 개나리를 거들먹거리며 백설공주에 등장하는 왕비처럼
내가 예뻐? 개나리가 예뻐?
내가 더 노랑색이야? 쟤가 더 노랑색이야?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만 퍼붓다가 난독증이 걸린 듯 답이 늦다 싶으면
고새를 못 참고 삐쳐서 화르륵 져버리는
빨간색꽃 쟤좀 봐봐
붉게 립스틱 바르고 예쁘게 보이려는 옆집과부 순덕이를 재물로 삼아
순덕이가 빨개? 내가 더 빨개?
답하기 곤란하게 맘에 두고 있는 순덕이는 왜 끄집어 내 가지고
주황색꽃은 한 술 더 떠
걔를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푹푹 찌는 여름. 매미가 애절하게 찾아야 오는
기억 속에도 까무룩 한 *거위영장 닮은 참나리를 불러내서
누가 진정한 주황인지
능구렁이처럼 담장을 능글능글 넘나드는 능소화보다
진짜 주황이 누구인지를 함 겨루어 보자는데
이 꽃, 저 꽃, 요 꽃 삼색꽃이 얄망스럽게 시비를 거는 순간
불속을 질풍노도로 달리고 있는 딸 아이의 생각에
나도 모르게 꼭지가 홱 돌아버려 해리성 발작을 일으키고 만다
내가 아닌 내가 아니고 나도 아니고
*거위영장 - 몸이 여위고 키가크며 목이 긴 사람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관 앞 화단에는 야생화들이
지난겨울 잔설처럼 봄바람에 날립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봄날의 오후가
쑥스러운 듯 얼굴 붉히며 꽃대 올리는 물녁입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
사춘기때 요랬다 조랬다 딸아이가 얼마나 속을 썪혔던지
내가아닌 이성을 잃고 다른사람처럼 화를 냈었지요
ㅋㅋ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머리꼭지가 돌아버립니다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시어요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