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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존재유존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6회 작성일 23-02-19 01:20본문
비
투둑투둑 비오는 새벽
어스름하게 앞산 봉우리 끄트머리 구름 위로
여명이 고개를 조금씩 치켜드는데
마음이 뒤숭숭 하던 순간인지라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뺏겨 버린 소년처럼
괜히 툇마루에 기대어 서 있던 대빗자루를 퉁명스레 튕기고 섰다
거세진 빗소리에 문득 예전 아랫집소녀가 치던 거문고 소리도
머리털을 스윽스윽 치고 지나간다
봄비같이 세상을 포근히 적실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던 눈빛은
불현듯 떠날때를 알아버린 어느 노신사의 손주름 처럼 쩍 말라있고
애꿏은 갈증에 빗속에 덩그러니 몸을 맡기고 고개숙이고 서있다가
시선이 다다른 마당 구석에 떫은 들꽃 한송이 살랑이고 있다.
투둑투둑 비오는 새벽
어스름하게 앞산 봉우리 끄트머리 구름 위로
여명이 고개를 조금씩 치켜드는데
마음이 뒤숭숭 하던 순간인지라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뺏겨 버린 소년처럼
괜히 툇마루에 기대어 서 있던 대빗자루를 퉁명스레 튕기고 섰다
거세진 빗소리에 문득 예전 아랫집소녀가 치던 거문고 소리도
머리털을 스윽스윽 치고 지나간다
봄비같이 세상을 포근히 적실 사람이 되리라 다짐했던 눈빛은
불현듯 떠날때를 알아버린 어느 노신사의 손주름 처럼 쩍 말라있고
애꿏은 갈증에 빗속에 덩그러니 몸을 맡기고 고개숙이고 서있다가
시선이 다다른 마당 구석에 떫은 들꽃 한송이 살랑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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