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이 겨울을 다독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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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6회 작성일 23-02-19 14:44본문
우리 나이 겨울을 다독이며
하늘시
실과 바늘로 묶여
서로를 꿰매 덮었던 우리의 이불은
만장의 파란 잎새를 누빈 빛 바랜 정이
조금씩 내려가는 온기를 붙잡고 있소
한 새싹 입맛 돋구던 햇살언덕 아지랭이 찌릿했던 봄 날
푸른 도가니 청춘의 뼈를 고았던 화끈했던 한 여름의 정열
그리고
고운 단풍 목선 휘감은 스카프와 바바리 갈대 숲 깃 세우던 바람의 울음
가을을 어지럽혔던 우리만의 문란
그 기억의 뜨거움
닳고 닳아도
뭉퉁한 자존심 침 발라 기록하는 자존심 한 페이지는 아직 살아
죽어가는 어깨심에
들썩이는 이따금의 잘난체를 맛보려 하오
나 때는 말이오
너 때는 그렇소
각설탕에 주눅들지 않는
목젖의 입맞춤을 거부하지 않는
추억 한 줄 실 실 우려 감흥하는 라떼의 거품처럼
미소 한 모금 저어 보려오
겨울을 다독이면
겨울 순서를 갈아 신는 또 하나의 계절은
뒷굼치 갈라 진 시린 발바닥일 거라는 새 창조의 예언을
덧버선에 누벼진 남은 생의 밑창에 깔아
등과 등에 전도 된 예열을 올리며
진정 낙엽이 될 용기를 긁어 주려오
낙엽을 태워
서로의 연기를 하늘이 맡아 줄 때
고맙게 훑어 주던 등긁게 손톱 세워
앞 마당 햇살 한 톨 족한 봄꽃 하나 심어 주오
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상하는 동안 좋은표현에 매료되게 되네요.
마지막 연이 인상깊게 남네요. ㅎㅎ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하늘시 시인님.
하늘시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장희 시인님과 겨울카페에 앉아
라떼 한잔 하고 싶네요 ㅎㅎ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
남은 겨울도 강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