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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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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63회 작성일 23-02-22 12:16

본문

왜 그리 말귀를 못 알아먹나 말의 귀 말고 말귀
노새나 고집 센 당나귀의 만병초 이파리 닮은 말귀 말고
와호장룡의 주윤발처럼 공중을 마구 날아다니는 그런 말귀


우리 집 개는 믹스도 아닌 것이 한쪽 귀는 빼꼼 서있고 한쪽귀는축 늘어져 덮혀 있는데
그래서인지 우리 개인데도 반은 남의 개인 것처럼
딸 말만 듣고 나머지 식구들의 말은 고개를 외로 꼬고 뻘짓만 하는데 요런 싸가지 하고는
열린 귀로 반만 알아듣겠다는 것인데


오호라! 이제야 알겠네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는 것은
아파치족이 재갈을 물려 그랜드캐니언 계곡을 내달리던 얼룩무늬 제브라종처럼
양쪽 귀를 쫑긋 다 열어 허공에 떠도는 말대가리 말고 말머리를 수집하는 것


말에는 제 주인을 찾아가는 탁월한 능력이 있어
내 것인 말들만 걸러내어 잘 말려진 달팽이관으로 전송하는 것
커피 한 잔이 궁해져 기척을 내면
두 귀를 곧추세우고도 말귀가 어두운 척하는
오랜 살붙이로 살다 보니 귀차니즘으로 양쪽 귀가 먹먹한 척하는
밀당의 고수인 그녀의 말귀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필휘지,
술술 풀리는 시인님의 시어처럼
저도 술술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말귀가 터졌어야 하는데
어느 댁 강아지의 말귀와 닮아서인지
사는 게 고달픈지도 모르겠습니다만,ㅎ
올려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오늘은 좀 바람이 찬기가 가신 듯하기도 하고요
이런 환절기엔 감기 조심하셔야 합니다
늘 고맙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

다섯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쁘신 중에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
사는것이 뻑뻑해서 다들 힘들지요
그래도 콩트 시인님 옆에는 詩 라는 벗이 있으니
홀쭉한 배에다 힘한번 불끈 주시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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