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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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16회 작성일 23-03-09 01:32본문
노을
봄빛 가득한 날 무작정 길을 나섰다 현관문 열자 내 유년의 어머니 비로도 치맛자락으로 휘날리는 하늘빛 새들도 부리마다 활짝 핀 봄을 물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는데 멀건 낮달의 중심을 가르는 새들의 날갯짓 그 시린 울음소리가 눈꽃으로 활짝 피지 못한 내 머리 위로 진눈깨비 같은 똥을 누고 저물녘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한참 동안 질질 끌려오는 내 그림자가 부끄러워 감히 서쪽하늘을 올려다볼 수 없었다 너덜너덜해진 민망한 고개를 숙이고 낮은 포복으로 기어가는 길 허기가 노을처럼 밀려왔다 경비실 옆 목련나무가 이밥 같은 눈송이들을 활짝 쏟아내고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목련나무밑을 걸어가는 콩트시인님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진짜 봄인가봐요
마당에 꽃눈들이 새초롬히 올라왔더군요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즐거운 하루를 시작하십시요 힘들어도 아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