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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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73회 작성일 23-03-13 09:48본문
성품이 오동나무처럼 결이 물러
주위에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폐지 줍는 할머니부터
*곤자소니에 발기름 낀 고위 공직자까지
뚝뚝 제 팔 다리 잘도 부러뜨리는 감나무처럼 묵은 삭정이를 분질러내지 못한 채
제사상 탕수국 먹을 나이가 되니
겨울부채처럼 쓰잘머리 없는 쭉정이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무도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봐야 쓸모없는 줄기들이 눈에 보이듯
젊었던 시절 개꼬리 회오리치듯 휘둘려 살다가
인생 변두리까지 세월의 간극을 넘어 밀려오다 보니
칠흑 같던 머리에 서캐가 하얗게 앉아버린 늦철이 들어서야 눈에 들어왔다
볕 좋은 춘곤기 사과나 보리수열매를 맺는데
하등 영양가 없는 줄기를 사정없이 베어냈다
핸드폰의 캐캐 묵었거나 경조사 때나 찌릉찌릉 울려대던 전화번호가
벼린 검지 손가락에 사정없이 베어지며
전지를 해버린 인생말년 삶의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곤자소니에 발기름 끼었다 - 부귀를 누리고 크게 호기를 부리며 뽐냄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님, 시를 읽다 보니
오늘 밤이 왜 이리도 서글퍼지는지요. ㅎ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 시인님
요즘 정원에 있는 나무들 전지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