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사슴 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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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슴 다방
유리창이 바짓가랑이처럼 찢기던 밤, 동아줄보다 질긴 핏줄의 인연이 동짓날 칼바람에 잘려나갔다 보따리에 꾸역꾸역 이역의 밤을 주워 담고 부산행 열차에 올랐다 서리꽃 휘날리며 도착한 상고 앞 거리는 송곳니에 찢긴 살생부와 시취가 빗발치는 네 생애 처음 내디딘 세렝게티였다 허기보다 서리를 피해 처마를 수소문했다 숙식제공에 볼모가 되어 종일 하이에나에게 거죽을 물어뜯겼다 오체를 저당 잡힌 그날, 지구는 온난화가 시작되었고 거리의 응접실에서 사슴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 시인님.
다방이라는 어휘 오랜만에 들어보는 친근한 곳입니다 ㅎ
요즘은 모두 까페라고 불러서 ....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콩트님의 댓글

고맙습니다. 다섯별 시인님,
강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