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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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일광욕 삼매경에 빠진 길섶에
노란 문장 하나 찍혀 있다
놀랄 일이 아닌 데도 놀라운 것은
지난겨울의 모질었던 기억 때문
살을 에이는 한파보다 더 무서운 것
십 년 지기를 앗아간 저 망측한 병마에
혼이 나간 강토 그곳에 봄볕이 들었고
드디어, 민들레 너를 만난 건 기적이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보는 건 착각이다
난마처럼 꼬여 돌아가는 세상사에서
탈없이 보낸 삼백육십오일은 기적 아닌가
뿌리부터 박고 앉을자리를 보는 근성
민초는 그렇게 삶의 터전을 일구었고
민들레는 오늘도 노란 깃발을 꽂고 앉아
창공을 향한 비상의 꿈을 꾼다
댓글목록
삼생이님의 댓글

좋은 시라고는 못 하겠는데
교과서적인 시라고는 말하겠습니다.
너무나도 교과서적이라서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놀랍습니다. 정말 좋은 시 입니다.
안산님의 댓글의 댓글

삼생이 시인님의 관심 감사합니다.
저는 시가 뭔지도 모르고 제 멋에 겨워 글을 쓰는 사람입니다.
자질이 모자라는 건 스스로 잘 알고 있으니
앞으로는 못 본 척 지나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