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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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먀콘을 향해 달리는 설국열차가 시골집 우물 속 같은 어둠을 지치며 내 망막 속에서 미끄러져 달립니다 그 휘황찬란한 속도에 놀라 벌떡 깨어보니 방바닥이 얼음장입니다 손끝이 전기장판을 더듬거리고 꽉 붙들고 있었던 미혹의 시간들, 움켜쥐었던 주먹을 풀고 간밤의 어둠을 천천히 놓아줍니다 미늘에 꿴 아가미가 수면 깊숙이 꼬리지느러미를 감추고 유빙을 따라 몰려온 물안개가 몸을 푸는 침묵의 시간, 이글루마다 눈빛을 닮은 새들이 수면을 박차고 새벽을 날아오릅니다 이런 날이면 당신께선 개썰매를 타고 끝없이 지평선을 향해 지치곤 하지요
오늘도 얼어붙은 시곗바늘이 자전을 꿈꾸는
저기 오이먀콘의 시계탑 아래 빙산으로 우뚝 선 당신,
잘 지내시나요?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그 동네에 가선 안살랍니다. 전 추운것을 몹시 싫어 해서요
오눌 정원에 나가 산철쭉 나무 몇그루를 심었습니다. 완연한 봄이더군요.
콩트시인님 덕분에 김명기 시집도 한 권 주문을 했구요
좋은 시 잘감상했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시어요
삼생이님의 댓글

오미야곤을 갑자기 설국열차가 달리는 장면은 이기적입니다.
작가의 기본이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