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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문고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41회 작성일 23-04-04 11:45

본문

녹슨 문고리


 

녹슨 놋쇠 빗장 숟가락이 걸린

인적 떠난 굳게 잠긴 

낡은 문지방 건너

쟁여 둔 인고의 겹겹 세월을 

견뎌낸 형상

담장 대죽이 흉흉하고

너덜하게 헤진 창호지에 걸린 초승달과

빼곡 별이 박혔다

젖배 곯은 막내 칭얼거리고

가난이 업인 밀경의 산 밭일

발버둥 치며 갱죽 때운 억척 

멍에를 메고

흙더버기 길 맨발로 걷던

생의 초라함이 말라가고

퀭한 몸들이 포개어 잠든

오래전 닫혀버린 이빨 빠진 격자 문

제 몸을 다해 

마침표 찍듯 걸려 있는 정지 된 배목과 고리

두고  떠난 것을

움켜쥐고 박힌 저 의무

여닫이 흔드는 애운의

바람 드나드는 소리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억척의 세월
제 유년의 풍경이
수묵담채화로 묘사되어
노도처럼 밀려옵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강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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