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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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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9회 작성일 23-04-14 08:43

본문

울창한 밀림을 꿈꿨다

태풍이 몰아칠 때도

당당히 마주 섰고

찬바람이 가지를 흔들어

잎이 다 날려도 절망하지 않았다.

-

눈발 속, 살갗이 터지고

가지가 부러지는 아픔을 당할 때도

다시 일어설 날을 바라며 견디었다

-

무성한 여름철 홍수가 밀려와

산사태가 날 때도 서로 의지하며

뿌리를 깊게 내린다.

헌데, 강풍을 타고

난데없이 불어 닥치는 불길

-

등 타고 오르내리던 청설모

온다 간단 말없이 떠나가고

가지에 깃들던 산새들

저만 살겠다고

인사한마디 없이 자취 감추고

-

하늘로 손 뻗어 도움 청해도

구름 한 점 다가오지 않는다.

수만 마리 뱀의 혀같이

날름거리는 불의 혀

산을 통 채로 삼키려는가,

-

군데군데 재 똥만 퍼질러놓고

잠적해버린 불길

타다만 꽁초하나,

무심히 버려진 불씨 하나로

모든 꿈이 사라져 버리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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