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항로의 기록
페이지 정보
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18회 작성일 23-04-14 15:52본문
전승항로의 기록
오늘도 리스본 광장에는 럼의 악취가 폭풍의 곶처럼 출렁거렸다 저 멀리 시퍼렇게 날 선 수평선으로부터 플랜테이션의 거먼 바람이 들물처럼 일었다 갈 곳을 잃어버린 뱃사람들은 플라잉 더치맨처럼 어제의 뱃길을 더듬거리며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엔리케왕자의 전승항로 기록을 읽지 않았다 주점에서 뱃사람들로부터 어슴푸레 이야기는 전해 들었으나 구체적인 항로는 알지 못했다 나는 엔리케왕자의 사후 오백 년이 흘러서야 전승항로에 대해 되짚고 있었다 만약 내가 엔리케왕자와 오후를 함께 걸을 수 있다면 전승항로에 대해 되묻고 싶다
항로의 기원과 폭풍의 곶에 도착한 사연과 플라잉 더치맨과 조우한 전설에 대해.......
옛날 황금해안을 지나면 노예해안이 있었다 온몸을 옭아맨 원주민은 한 마리 들짐승일 뿐이었다 신으로부터 버려진 사람들 성냥갑 속에 감금된 성냥개비일 뿐이었다
리스본 광장에는 동백꽃숭어리가 스란치마처럼 펄럭거리고 있었다 플라멩코를 추는 무희들이 접신을 하고 있었다 정착할 수 없었던 잘려나간 뿌리를 더듬거리면 망막 속으로 별똥별이 긴 꼬리를 긋는다 흡사 잘려나간 내 유리체의 비문처럼.......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 시인님
플라잉더치맨이 무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저주받은 유령선 이군요
좋은 시를 감상하게 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옵소서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언제나
저의 졸 글을 좋게 읽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요,
주말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崇烏님의 댓글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멋집니다. 콩트 시인님........
성냥갑속 감금된 성냥개비에 잠시
미소 머금기도
ㅋㅋ
따라 주신 럼에 잠시 취하네요
멋진 주말입니다. .
주말 건강하게 보내시고요..
콩트 시인님.....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 글에 댓글까지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요즘 시인님께서
천공으로 쏘아 올린 문장들을
닦고 쓰다듬고 있습니다.
행간과 행간 사이에서
우물 속에 갇힌 한 남자의
자화상을 봅니다.
-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언제나 강녕하시고
평안하시길 祈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