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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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8건 조회 318회 작성일 23-05-04 13:24본문
밤
밤이 하얗게 캔버스 위로 번져 나간다.
검은 허공에 떠서
위태로이 난간에 걸쳐진 사다리 아래를 바라본다.
창백한 사다리 끝은 암흑 속으로 스러져 있다.
내 글 안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북방여우의 껍질을 벗겨 새빨갛게 꿈틀거리는
사후경직 위에 지나가는 여름을 읽는다.
여자의 새하얀 두 다리가
목련꽃잎 바깥으로 툭 튀어 나온다.
두개골이 쪼개지는 천둥소리가 어디 머얼리
내 망막 안으로부터 들려온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tang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중함의 훈련이 弱이 활성화 되지 않아 성급함으로 다가섰습니다
하여 혼돈의 기술이 성숙함에 다가서긴 했습니다
자기의 중요성이 신성의 활성화에 미치지 못해 위해적으로 다가섰습니다
교란의 기술이 숙달의 환희와 맥을 같이 했습니다
순수로서 체득되어도 늦지 않을 영적 체험이 빈 수레가 되어가고 있어 생명 아우성의 큰 길에 소득을 놓는 이유입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명쾌하게 지적하시는 말씀 감사합니다.
피탄님의 댓글
피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한번쯤은 이미지즘에 입각한 시를 써보고 싶은데, 제 DNA는 그걸 거부하니 오늘도 그저 견학만 하다 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창가에핀석류꽃님의 댓글
창가에핀석류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필력, 여전하시군요.
언술에 치우친 횡설수설과 확연히 구별되는...
음운의 대위법이 간결함에서 반짝이네요.
고맙게 감상합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오랜만에 들러주셔서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삼생이님의 댓글
삼생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행은 상당한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그러한 매력적인 언어들이 사후경직이나 두개골 같은 극단적인 언어와 매치시키는데
왠지 어색합니다. 님도 다시 읽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치가 잘 안됩니다.
그리고 소품에 지나지 않지요. 단지 감상문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신선한 작품으로 읽혀집니다.
코렐리님의 댓글의 댓글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시가 삶과 죽음 사이의 가깝고도 미묘한 거리, 긴장같은 것이 주제이기 때문에
그렇게 겹쳐집니다. 의도적인 것인데, 이것이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면
아마 시적 장치를 깔아놓아서 이것이 설득력 있게 느껴지게 해야 할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잘못이겠습니다. 좋은 지적이십니다. 명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