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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젖은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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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2회 작성일 23-05-19 18:44

본문

비 젖은 아침

 

연못은 흰 물빛에 잠겼고

작약 꽃은 바람에 진다

 

뿌연 산안개 속의 산새소리

멀리 깊은 산의 명종(鳴鐘)처럼 울린다

 

조화옹(造化翁)이 낳은 개구리에겐

겹겹이 천산(天山)

수많은 갈래의 지수(地水)

겨울잠은 땅속에서 잤더니

봄여름은 물에서 눈 비늘만 열었다 덮었다하는

용처럼 산다

 

달빛 커플링 하고

음색이 맞는 사랑가를 합창으로 읊으며

쌍둥이 얼굴들이 연못 속에 천개의 알을 낳는 동안

 

나는 나의 개구리

나이 들수록 독이 많은 두꺼비

고인 물속의

젊은 권세(權勢)가 두려워

, 섶나무에 엎드린

와신(臥薪嘗膽)이다

 

생각을 지우고

다락배미 논물 위에

눈만 동동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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