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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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8회 작성일 23-05-30 00:24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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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을 풀어야 저 나무처럼 내 몸에도 새가 앉을까
2.
귀신 나올 풍경이라 폐가의 고사목인 줄만 알았는데 꽃이 피었다
3.
뉴스로 살인 사건을 보고 나온 길에 들국화는 개똥도 정겹게 만들었다
4.
모자이크 옷 입을 자 알파벳으로 개명될 자가 테트리스 놀이처럼 배회하는
관상용으론 더없이 화려한 독초밭에서 향수로 존재하는 투명 인간이여
5.
갓 죽은 노을의 신음을 녹음해 우는 기러기 떼가 낮의 경계에 머릴 처박고 별이 되었다
6.
한쪽에선 방뇨하고 토사물 엎질러진 밤의 편의점 파라솔에서 첫눈에 반할 수 있나요
7.
물고기처럼 성대 없이 우는 밤이다
8.
달 저것은 섬이다
이를 데 없이 황량하지만 단지 인간이 안 산다는 이유만으로 아름답다
9.
백 년 후 나는 눈썹이 하얗고 여전히 달을 백 년을 봐왔지만 아름답다고 하더라는 은자였다
오래 삶보다 중한 것은 없다고 말로 하지 않아도 눈빛으로 건넬 수 있는 몸 공부를 마친 채
댓글목록
정동재님의 댓글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사람 없는 무인도의 정취가 때묻지 않는 자연그래로의 아름다움으로 느껴지네요. 신비롭네요. 여전히 일상은.
등대빛의호령님의 댓글
등대빛의호령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제목 지을 게 딱히 없는 단상들에 지나지 않아서 그냥 일상이라고 뭉뚱그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