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름은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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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65회 작성일 23-06-02 22:11본문
솔부엉이 발톱에 채여가는 새끼 고양이의 비명과 입을 보았어
고기맛을 모르는 순진한 선홍색 혓바닥과
생과 사의 괴리를 찢는듯한 초단파 고음에 가까운 비명
움켜쥔 발톱사이로 삶의 희망은. 탈출의 경로는 없어 보였지
죽음 같은 승냥이가 나의 심장에 송곳니를 박는 순간
영정사진을 준비하시죠
달팽이관을 아스라이 울리는 인간의 마지막 언어가 되는 줄 알았어
물이 찬 폐는 포탄에 맞은 담벼락처럼 철저하게 무너져 내렸고
멈추어 버린 심장과의 상호관계가 얼마나 돈독한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지
검붉은 핏덩이가 역류하며 氣道(기도)를 틀어막아 성난 고릴라처럼 가슴만 펑펑 내지르며
틈이 없는 숨구멍으로 고통조차 호소할 수 없어 허공만 갈라 치던 무언의 비명
이대로 죽는 것도 괜찮은 삶의 마무리다 싶었지
또 한 번 죽음보다 무서운 뭉크의 절규는 반복되지 않을 테니까
숨통을 옥좨오는 교살의 고통
나는 칠판을 긁는듯한 새끼고양이의 비명과
봐서는 안될 까글거리는 핑크빛 혓바닥을 보고 말았지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의 이름은 절규,
시를 감상하며
오래간만에 긴장감을 느껴봅니다.
행간마다 느껴지는 간절함과 인식 같은 것.......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시 올려 주셔서
고맙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고요,
늘 건강하세요.
다섯별 시인님^^
다섯별님의 댓글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영정사진을 준비하라 까지 같던 병상일기입니다
살아 있다는것이 이상할정도입니다 ㅎ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시인님. 주말아침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세요.
안산님의 댓글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리로 들을 수 없는 초음파의 강렬함을 시각으로 느끼는 듯,
뭉크도 그런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을까요.
저 역시 긴장감을 느깨며 다섯별님의 시를 읽었습니다.
목숨은 사람에게만 소중한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좋은 시 잘 보았습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4년전 병상일기의 일부입니다. 안산시인님!
나이는 아직 창창한테 심장이 말썽을 부려서요 ㅎㅎ
안산시인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시로 자주뵙기를 바라옵니다.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포탄 맞은 담벼락처럼 허물어지'는 지경을 건너온 님의 시심이 온전히 느껴집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호박잎 이면처럼 까글까글한 우리네 생,
벼락치는 새벽처럼 깨어 있는 좋은 시 쓰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