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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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
-개밥바라기
한낮을 건너온 하루살이들 가로등 불빛에 바글바글 거린다 몇몇은 뜨거운 열기에 벌써 타닥타닥 튀겨지고 몇몇은 독침을 뽑아 나의 목덜미에 쑤셔 박는다 오늘 하루가 빈 술잔처럼 한 잔 두 잔 비워질 때마다 또 몇몇은 채우지도 못할 내일을 술잔에 붓는다 우린 모두 막차 같은 막잔을 노래하며 술판을 갉아먹는 허기진 하루살이들 어둠이 어둠을 씹어먹는 미스터리한 물녘에서 내 몸을 너희에게 준다 게워내지 못한 한낮이 땅바닥으로 소나기처럼 쏟아지고 술판처럼 요동치는 밤하늘이 사선으로 기울어져 가는데 밤안개가 몸을 푸는 어스름 녘,
부러진 송곳니만이 땅바닥에 지저분하게 흩어져 있었다
댓글목록
달팽이님의 댓글

'허방을 떠도는 허기진 하루살이들'
섬세한 시선이 돋보입니다.
오래 안쪽을 응시한 내면의 향기가 묻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