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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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02회 작성일 23-06-08 22:59본문
관음증
한낮의 태양도 거미가 기어 나오면 서쪽 하늘 밟으며 산그림자 손잡고 마을로 내려온다 주섬주섬 책상정리를 끝내고 황사가 치석처럼 쌓인 창문을 닫는다 재채기가 연달아 산탄총을 발사하고 내 폐부에 묵은 때처럼 쌓인 잊고 살았던 지독한 하루살이가 그제야 기관지를 확장시킨다 천식 같은 저물녘, 나는 빈 사무실에 홀로 앉아 그녀의 문장을 열었다 사체의 복부를 가르고 사인을 규명하는 메스 같은 문장들이 책장마다 날카롭게 박혔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손가락이 하나, 둘, 잘려 나간다 오늘도 저승을 살다 간 그녀의 시집에 홀연히 나의 지문을 화석처럼 남긴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시를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시인님!
잘 감상했습니다
빈 사무실에 홀로앉아 그녀의 문장을 열었다 에 한표 던집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니 정원에 할일이 태산입니다
잡초들은 왜 그리 잘 자라던지요 ㅎㅎ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건강은 여여하신지요?
항상 시인님의 글을 감상하며
제가 부족한 사람이지만
많은 것을 배웁니다.
자주 시인님의 시를
이곳에서 자주 뵙길 고대합니다.
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