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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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4회 작성일 23-06-12 12:23본문
이사를 온 옆 집과 계면쩍은 인사를 나누었어
내 집 마당 먹음직스럽게 익은 보리수 한 바가지를 얻어가는 대신 나에게 건 낸 한 권의 책
참 아름다운 성공이라는 자서전
공고를 졸업한 흙수저 공돌이로 시작해 작금에 오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까발려 남에게 당당하게 내 보일 수 있는 삶
가난도 아픈 둘째 손가락 아들도 갈신들린 굶주림조차
그의 책 속에는 한 점 부끄럼이 없었던게지
무엇인가 삶의 흔적을 남긴다는 것은 무한 한 책임이 따르는 일
나는 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어
현실과 타협하고 퇴화 된 꼬랑지까지 만들어
권력 앞에 개 꼬리 흔들듯 살랑거렸고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의 삶을 영위하고 있었으므로
대쪽 같은 삶을 살다가신 어머니 뵙기가 부끄러워졌지
어머니를 빼다 박았다던 젊은 날의 성품
뇌물로 갖고 온 돈 봉투를 바닥에 패대기치던 결기는 야자버리고
비굴하게 현실 앞에 무릎 꿇던 날
나는 오래전에 이미 죽어 있었어. 이미 오래전에
댓글목록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군들 옷을 벗으면 제 안에 부끄러워 감추고 싶은 상처하나 없을까요?
용기있는 그 떳떳한 마음이 세상을 맑게 정화시키는 법입니다.
자화상 같은 시 한 편 잘 읽고 갑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리오며
항상 좋은 시로 뵙기를 감히 청하옵니다
안산님의 댓글
안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신을 뒤집어 한 점 부그러움 없는 그 당당함은 아마 성공이라는
열매 때문일 것입니다. 그 당당함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피땀을 흘렸을까요.
살면서 거절처럼 어려운 게 없다는 점 많이 느꼈습니다.
다작이면서도 정연한 구성에 감탄하고 있습니다. 닷별시인님 건필하세요.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안산 시인님 써놓고도 부끄러운 글입니다
읽어 주신것만 해도 감사드립니다.
옆집에서 자서전을 한권 주는데 다 읽고나서
제 자신이 얼마나 부끄럽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