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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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숲에 갔었다 고구마를 반으로 잘라 심어 놓은 듯한 바윗돌이 서 있었다 어쩌면 빗살무늬토기가 내가 다녀가지 못한 시간을 몰래 먹고 거꾸로 자라난 듯 같기도 하고 지구의 종말을 살다 간 인류의 기원을 알리는 비석 같기도 했다 표면에는 이끼 같은 잎사귀들이 비문처럼 바위의 내력을 이야기하듯 짙푸르다 못해 애벌레처럼 종횡무진 기어 다니고 있었다 저 푸른 배추벌레들이 천공으로 몸을 쌓아 올리자 하이다이브처럼 무너져 내린 날개의 시간,
쓰르라미 울음소리가 유월의 숲 속에서 자지러지고 있었다
댓글목록
달팽이님의 댓글

이명처럼 따라오는 쓰르라미 소리가 뒷꿈치에 매달려 걸음을 당기는 듯합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달팽이 시인님께서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십시오.
다섯별님의 댓글

요즘 콩트시인님의 시가 탄력을 받으신듯 합니다
올려주시는 시마다 명품입니다 ㅎㅎ
잘 감상하고 가옵니다.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부족한 글,
읽어 주신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맛점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