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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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91회 작성일 23-06-14 11:07본문
서둘러 새벽을 깨워 늦저녁까지 일을 하는 촌부처럼
부지런한 태양에 밀려 어두움은 제 살을 깎아 먹으며
하지 감자알을 살찌우는 극악으로 치닫고 있던 밤
뒷 산 증조부 묏등에서 둘째 당숙의 애절한 하모니카 음절이 밤꽃내음과 함께 바람을 타면
옆집 신 딸. 영실이 누나는 쪼로로 달려가
어두운 달빛아래 서로의 뜨거운 입김을 확인하며 녹녹지 않은 미래를 약속했었겠다
실연이라는 첫사랑의 끔찍한 후폭풍이 옹골찬 옹이가 되어 박혔던지
싸릿문짝에 불까지 싸지르며 활화산처럼 터져 오르는 狂症을 주체 못 한 당숙은
술보다 독하다 독한 저 세상을 들이켜고 가슴팍에 핏빛 멍울만 남긴 채
차마 피우지 못한 생이 거적에 둘둘 말려
곪 삭은 시취를 풍기며 소달구지에 실려 가던 날
영실이 누나는 사람 잡아먹는 무당년이 되었고
당신을 따르겠다던 돌짝밭 순백의 감자꽃말은 시드럭부드럭 지고 있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선명한 묘사와 진술을 감상하며
한 편의 TV문학관을 관람하는 기분이 듭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시인님^^
다섯별님의 댓글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낮인데 시간이 나셨나봅니다. 콩트시인님!
소중한 걸음 감사드리오며
남은 시간들이 즐거움으로 가득하사기를 , , ,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드럭부드럭 지고 있었다.
독특한 표현 좋습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졸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달팽이시인님!
차차 시들고 있다는 순 우리말입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있습니다 달팽이시인님께서도
건강에 유의하시옵고 즐거운 시간들로 가득 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