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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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331회 작성일 23-06-18 06:53본문
시작은 붉은 인동초가 약발을 받는 새벽시간
가로 26미터를 향한 험준한 첫걸음을 떼이네
이식한 심장은 덜컥 무너질 듯 숨이 차 오르지만 심장을 내게 준 이는 그럴 리 없다고 모진 채찍질이라
육신은 붕괴되고 정신력은 자지러지기 직전
감나무밑까지 덜그럭거리는 몸뚱이를 애써 추슬러 끌고 왔어
설익은 감꽃은 줄기에서 뚝 떨어져 심장맥동이 곤두박질치며 죽음을 맛본 나를 보는 것 같았지
극한 한계치 마라톤 종주거리보다 멀게만 느껴진 26미터로 나를 몰아세웠어
물속에 잠긴 듯 깔딱거리던 위험수위를 몇 순배나 돌았을까
푸르렀던 하늘은 노랗게 탈색되고 입안은 자갈이 구르며 두 다리가 무너졌지만
중환자실 팔다리가 묶여 버티던 두 달간의 역경을 되뇌이며 한발 또 한발
쓰러질 때마다 벌떡 일어섰어
하지만 무게중심이 아래에 있는 불멸의 오뚝이는 아니었고 쪽 팔려서 그랬을 뿐
씨팔 소리가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며 세로 15미터를 견디어 냈네
가로26m + 세로15m=41x2=82미터
내 몸이 무너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 한계치. 내 집 마당 한 둘레
여기까지 오기를 수년을 돌아왔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감상하는 내내 숙연해집니다.
삶이란
인생이란 것에 대해 고개가 숙여집니다.
나는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덕분에 짧은 시간이지만 제 자신에 대해
다시 한번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건강하시고 휴일 잘 보내세요.
다섯별 시인님. ^^
다섯별님의 댓글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년 전만 해도 호랑이라도 때려잡을것 같았는데 ㅎㅎ
지금의 현주소 입니다
아니면 비행기라도 타고 가 콩트 시인님과 국제시장에서 술국시켜놓고
잔을 튀겼을겁니다
뻐꾸기님의 댓글
뻐꾸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산다는 게 투쟁이지요.
다섯별님의 댓글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뻐꾸기 시인님! 심장이식수술을 받았는데
몸을 아프기전으로 되돌리려니
여간 힘이 든게 아니군요 일요일. 즐거운 시간들로 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