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보리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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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높은 금단의 땅 청와대가 개방되던 날
구중궁궐 그 깊은 녹지원 한 모퉁이에
산책길 따라 심어놓은 관상용 보리밭
황톳길에 튕기는 유월 햇살은
푸른 보리이삭 차오르게 하고
누렇게 익어가는 보리이삭
까끄라기 더욱 성성하다.
가난을 입맛삼아 먹던
찰기 없는 보리밥
배고픔의 서러움에도 짧은 입맛으로
혓바닥과 교감하지 못하고
입안에서 서성거리는
자존심 강한 무뚝뚝한 보리밥
통감자 몇 개 빼먹은 누더기 도시락에
보릿고개 넘던 엄니 얼굴 스며든다.
어른이 된 지금도 붙임성 없는 보리밥은
입안에서 올강거리며
별미(別味)를 만들지 못하고
내 어릴 적 땀 찬 뒷목에 파고들던
보릿지개의 까래기 등에 업은 채
유년의 아련한 결핍 속으로
아직도 껄끄럽게 후벼 파고든다.
댓글목록
tang님의 댓글

같이 해야 한다는 명제 중 최우선 순위에 들은 은근한 아픔이 생명 박동에 울림을 하곤 했습니다
때가 되어 자신이 찾는 중차대함과 대면해야 할 때면 아픔이 한아름 큰 고동으로 다가와 자존의 벽을 세웠습니다
순리의 행진에 허기진 자아를 잡다한 궁여지책과 만나게 했습니다
합리적으로의 한계에서 이름되는 無와 當의 체제는 완만함의 曲과 狹의 수성을 불렀습니다
순응된 곤궁이 형언되는 희열이 되어야 한다는 또 다른 가파른 명제와 부딪쳤습니다
숭고한 자존의 아성에 접근한 곤궁 희열이 세파의 처럼으로 불리워졌습니다
상당산성님의 댓글

졸시에 대한 tang님의 귀한 걸음, 세평에 감사드립니다.
tang님도 늘 건강하시고 건필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