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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10년노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9회 작성일 23-06-29 18:22

본문

붉은 동백같이 상기 된 얼굴로

들어오시면 무엇을 잘못을 저질렀는지

살피며 낮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낸다

대나무는 하루에도 몇 미터씩 자라지만

아직 어린 나무는 덜 여물었다


티비를 보실 때 야구를 보시거나

바둑을 보시거나 낚시를 보시거나

반주로 술 한잔을 하실 때에도

붉은 동백꽃은 언제나 대답보다는

입을 다문채 눈으로 질문에 답을

하고는 했다


그리고 꽃송이가 떨어진다

무엇을 그대로 두고 떨어졌는지

꽃잎이 살아있다

시들어가기도 전에 땅에 떨어진 꽃송이

붉은 피가 온몸을 붉게 돌아 떨어져서도 

활짝 피어있는 꽃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고

새 봉우리가 올라오는 끝나지 않는 윤회에서

하나 하나 나를 보고 있었다

이 끝은 어디인지 홀로 돌아 설 수 없는 초라함은

바라보는 눈처럼 여기저기 거리 곳곳에 피어있었다


신호를 기다린다 

저 푸른 야생화가 피면 이번에 건너갈 차례다

붉은 꽃을 가만히 바라보며 이번 생에서 몇 번을

보고 또 바라 본 건지 의미 없이 스치길 반복하다

드디어 푸른 꽃 피어나자 머리가 피가 돌아 가만히 

붉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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