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왕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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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3회 작성일 23-06-30 02:08본문
패왕별희
둥지를 잃어버린 새여
쪼개진 슬픔이 헛구역질로 차오를 때
나는 차마 목 놓아 울 수 없었다
거미를 횡단하는 기러기떼의 날갯짓
통곡조차 말라버린 오강의 물줄기 따라
잘려나간 죽지가 버석한 내 살갗에
주저흔으로 남았다
빗물이 제비집을 삼켜버린 그날 밤
화살처럼 쏟아지는 장맛비에 두개골이 깨진
너를 안고 불 꺼진 방안에 눕혔지
어둠은 구렁이처럼 내 망막 속으로 기어 와
사지가 마비된 널 향해 혓바닥을 날름거렸어
하얀 수건 위 낙엽처럼 쓰러진 너의 날갯짓
형광등 불빛에 착란을 일으키고 나는
처마를 삼켜버린 습한 장마의 시간 속으로
폐선처럼 침몰하고 있었지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려주신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시인님!
"잘려나간 죽지가 버석한 내 살갗에
주저흔으로 남았다"
이 문장에 눈이 묶여 버려서 한 참을 머물다 갑니다
오늘은 비가 안오려는지 후덥지근 합니다
조금만 견디시면 토요일! 화이팅 하시기를. . . .
콩트님의 댓글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