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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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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89회 작성일 23-06-30 16:42

본문

개꼬리 / 최현덕

옥수수 대궁 끝

뽀얀 시간들이

개꼬리에 피었습니다

수컷 이삭의 절제된 시간이

바람을 타고 수정이 되면

옥수수 수염은

한 겹, 두 겹 두툼한 집을 짓습니다

알맹이도 단단히 영글어 갑니다

노랗게 영그는 찰옥수수의 삶은

묵언 수행과 열병식의 반복이며

내 이빨이 찰지게 베어 물도록

투명한 시간을 정리해 줍니다

가지런히 정리된 찰옥수수 맛은

깊은 밤 수리부엉이의 비행처럼

정막의 밤하늘을 깨워 줍니다

옥수수 한 토생이 문 행복감

개꼬리가 낳은 역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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