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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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의 흉상 (胸像)
간밤에 하늘에서
치우쳐 쓰러진 건
크게 친절하고
크게 난폭한 물의 흉상(胸像)이었다
가슴까지만 읽기로 했다
의자에 거꾸로 매달린
카시오페이아의 별빛도 보이지 않았으므로
개미는 허영심이 바닥난 채
금칠한 빗방울을 허공에 던졌다
물에 빠진 개미들은 허우적거리기는커녕
서로 몸과 다리를 엮어 뗏목을 만들었다
개미들은 뗏목을 허물고
땅 위에 남아 비 그친 아침에 햇빛 위를 걸어간다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제목이 멋집니다.
이번 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다는데 순한 물의 흉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泉水님의 댓글

간혹 내비치는 하늘이 청량해 보이기도 한데
한동안은 장마가 이어질 것 같습니다.
물먹은 나무들이 숲을 깊게 하고 근육이 우람해져 갑니다.
우기에 수퍼스톰 시인님도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좋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