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물 장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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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94회 작성일 23-07-17 07:07본문
* 큰물 장마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깊은 갯벌 같은 비다
큰물의 황무지에서
목까지 잠긴 여름이 허우적거린다
산에서 휩쓸린 홍두깨흙이 농지에 아무렇게나 발려있다
햇살 사탕을 깨무는 짝사랑에겐
창문이 먹구름에 가려진 반지하의 절기(節氣)다
물에 잠긴 농작물이 버섯처럼 녹아 사라진다
잔잔함을 잃은 강물의 침실은 흙탕물에 질척하다
건조기에 착 달라붙은 여름의 눈은 습기에 절어있다
축축이 젖은 지친 여름의 눈이
외눈망원경을 찾아들고 좁은 틈, 빛 구름 사이로 눈을 들이대면
햇볕 한 점, 멀리서 운각(雲刻)에 새겨진 나비가 난다
언제 저 덮개 앉은 구름층 고산(高山)에서 퍼붓는
이 불온한 장마가 다 훑고 지나려는지
댓글목록
수퍼스톰님의 댓글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번 장마는 정말 불온합니다.
수해를 입으신 분들 희망을 잃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泉水님의 댓글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번 장마에도 죄없는 희생자분들이 생겨났군요.
대처가 늦은 것이 인재를 더 키운듯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더는 수해로 상처가 깊어지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수퍼스톰 시인님도 건강 잘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