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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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4회 작성일 23-07-22 10:06본문
많은 비를 잡아먹고 빠른 몸놀림으로 수로를 빠져나가는 물구렁이는
황톳빛 물비늘로 굽이치고 있었다
역한 물비린내와 언제 삼켰는지 모를 처참한 부유물들이
뒤죽박죽 광란의 춤을 추며 강하구로 소화되고 있었다
통째 꿀꺽하는 뱀의 식습관을 닮은 세찬 물살에
손잡이가 탈거된 냉장고는 아가리를 쩍 벌리고 텅 빈 소갈딱지를 내 보이며
탁한 물구렁이의 채액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었다
수로의 만수위까지 넘실거리는 물결의 혓바닥이 거식증처럼 무작위로 먹어치운 참담한 식욕에
통째 먹혀버린 고추밭은 잘 발려진 생선가시 모냥
주인 잃은 고춧대만 앙상하게 버티고 있었고
탐욕스러운 포만감으로 배를 채운 물구렁이는 비대해진 몸뚱이를 꾸불텅거리며
母川(모천)인 강 하구로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이 고스란히 묻은
묘사된 시인님의 펜촉을 감상하며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봅니다.
눈을 감아보면 광중에 갇힌 나의 하루가
소나기처럼 빗발치고 있습니다
유리창에 달라붙은 빗방울들이
물구렁이처럼 바닥을 밀고
하구를 향해 둥둥 떠 내려갑니다
언젠쯤 이 슬픔이 그치고
따스한 햇살이 떠오를까요
주말 잘 보내시고요 시인님 ^^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콩트시인님
또 비가내리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조금만 내려야할터인데 다음주까지 내린다는 비 예보가 있으니
콩트시인님께서도 각별히 조심하시기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