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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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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10회 작성일 23-07-27 08:39

본문

사슴


사슴 한 마리가 물결을 거슬러 헤엄쳐 통영으로 왔다. 한 여자가 있었다. 좁은 방 안에 매화가 부풀어 오를 뿐이었다. 어디에서 금빛실로 수 놓은 박쥐가 날아 들었다. 배롱꽃들이 일렁이는 청록빛 잎들 사이에서 질식하고 있었다. 


여자가 책상 위에 새하얀 종이를 한가득 펼쳤다. 처음 보는 창이 활짝 열렸다. 멀리로부터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사슴은 혼자였다. 뿔은 향그러웠으나 발가락들이 먼저 죽어 썩어가고 있었다. 여자는 자기가 피워 올린 시구들 사이를 헤집고 창 바깥으로 얼굴을 내밀었다. 나뒹구는 조개껍질들이 뱉어 버린 진주알들 숨어 오줌 누는 소리를 엿듣는다. 자오선이 기울어졌다. 방이 좁아지며 사방벽들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그때 질그릇이 깨어지며

표면의 

갈라진 틈으로부터 

새하얗고 비린내 강렬한

내장들이 쏟아져 나왔다. 


황홀의 

데포르마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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