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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230회 작성일 23-07-29 15:27본문
불볕더위에 일하시던 엄마가
햇볕이 따갑다며 손에서 호미를 놓는 것을 보았는가
억수로 많은 비가 앙상하게 돋아난 등뼈 위로 화살처럼 내려 꽂히던 날
몸이 젖는다며 우산을 펴고 하던 일을 멈추던 엄마를 보았는가
어두침침한 호롱불에 해진 양말을 꿰매시며
바늘 끝에 손기락이 찔려 아파하는 누를 범하는 엄마를 보았는가 말이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했던 연약함은 모정으로 싹 틔워
여문 씨앗처럼 단단해져 갔다
가지가 찢어지도록 많은 열매를 달고
다산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감나무는 한 해를 거르는 해거리를 하고 말았다
소나기를 맞으며 집으로 귀가하던 날
밤새 신열에 시달리며 뒤척거려야 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을 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2019년 니들 북]
출처 : 시니어매일(http://www.seniormaeil.com)
* 시인님, 무더위 건강관리 잘 하시고 편안한 휴일 보내시길 바랍니다. 시, 잘 감상했습니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콩트시인님 덕분에 좋은 시를 감상합니다
엄마라는 존재가 얼마나 강하던지요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생각이 나서요 .
내일도 무덥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건강한 날들로 가득하세요.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머니는 절대영역의 존재입니다.
우리가 감히 평가 할 수 없는,
날시가 무덥습니다. 건강 유의하십시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달팽이시인님!
더운 여름날이 계속되고있습니다
시인님께서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좋은 시로 자주뵙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