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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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5건 조회 273회 작성일 23-07-30 02:05본문
코피가 흐른다
왼쪽 콧구멍 깊숙한 곳에서 피가 흐른다.
심장이 제멋대로 뛰어 스텐트(stent)를 4개나 심고 피가 뭉치지 않도록 강한 용해제를 매일 먹는 탓이다. 면봉으로 지혈제를 발라 누르고 거즈를 뭉쳐 콧구멍을 막았다. 한쪽 구멍으로만 숨을 쉬어도 문제가 없는 걸, 하나님은 너무 자상하신 분이다.
눈은 왜 두 개나 만드셔서 못 볼 것도 잘 보게 하시고
귀는 왜 두 개나 만드셔서 들어서 안 될 것도 듣게 하셨나.
한 개씩만 달아주셨으면 아마도 세상은 조용하리라.
내 피는 붉은 색이다
기회만 있으면 서로 뭉치려는 지독한 빨갱이다.
약을 먹이지 않으면 내 뇌핏줄 가장 취약한 부분을 막아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내 피는 붉어도 아주 붉은 빨갱이다.
길거리 한복판 붉은 신호등은 가지 마시오,
사랑에 속은 노래는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새빨간 거짓말이야,
빨강은 사랑이다, 위험이다, 금지다.
빨강은 혁명이다, 투쟁이다, 잔혹이다.
빨강도 갖가지,
내 몸에는 그런 피가 흐른다.
모든 색이 섞이면 검은색이 되듯
온갖 붉은 피가 뒤섞인 나의 삶은
그래서 늘 깊은 흑암과 혼돈 속에 헤매고 있는 것이구나.
질기게 버티던 피가 멎었다.
검게 굳어 거즈를 물고 있는 저 피의 딱딱한 이빨-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를 읽고 그만 풀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주저앉은 그 자리에 붉다 못해 새파래진
히야신스 한 송이 구름처럼 피어오릅니다.
건강하시고요 시인님.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뜬구름시인님께서는 그래도 스탠트 로 해결을 하셨나봅니다
저는 갑자기 심장이 멎어 교체를 하였습니다 ㅋㅋㅋ
먹는 약만 한주먹. 그래서 뜬구름 시인님의 고충을 조금은 이해를 합니다
더운 날씨에 건강조심하세요
뜬구름님의 댓글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두분 시인님의 댓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폭염에 건강 주의하시고 코로나가 다시 유행한다니 귀찮으시더라고 기분 수칙을 자 시키셔서 계속 좋은 시 올려주시기를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드신 노모, 보청기를 끼고 다니시라 했더니
한 번씩 보청기를 빼 두고 계신다.
세상의 말이 너무 잘 들리면 못쓴다며,
가끔 며느리가 흉보는 것 정도는 못 듣는 척 하는 것도 괜찮다고~,
오늘도 시원한 하루 되세요. 뜬구름님,
뜬구름님의 댓글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달팽이님 인사가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가을을 만끼하시기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