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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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도 얼어붙은 밤 빙판의 가장자리부터 낯선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조류가 멈춰버린 언 강물엔 빙산이 된 물의 조각들 옷섶마다 살얼음을 뒤집어쓴 이끼처럼 내 정수리를 밟으며 요령소리가 짤랑거렸다 굶주린 북극곰의 사체가 크레바스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누워 있었다 오지 않은 봄 편지에 북극여우는 온종일 보초만 서다 잠들고 사지가 마비된 강물 위로 총소리가 빙편처럼 부서졌다 발밑으로 하얗게 물든 핏자국들 아직 채 식지 않은 선혈이 하루살이의 긴 꼬리처럼 꿈틀거리며 내 정수리에 못질을 한다 얼어붙은 별들의 조각들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못자국이 선명한 얼굴 하나 거기 묘지처럼 서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콩트시인님의 시를 감상하며 뜨거운 열을 식히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별들도 얼어붙은 빙판으로 캠핑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무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여름휴가는 갔다 오셨는지요.
콩트님의 댓글

ㅎㅎ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건강관리 잘하시고요.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멋지네요 시어 하나마다 시의 관록이 깊게 보입니다
콩트님의 댓글

늘 부족한 하루살이처럼 살아온 부끄러운 글에 주신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예전에 올리신 시인님의 시구들이 아직도 제 가슴에 진눈깨비처럼 휘날리고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달팽이님의 댓글

빙산이 된 물의 조각 옆에 누워 한 낮의 열기를 식히고 싶은 날들입니다.
눈썹에 매달린 성애처럼 반짝이는 툰드라의 풍경,
좋습니다.
시원한 하루 되세요, 콩트님.
콩트님의 댓글

네,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남은 오후,
시원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