툰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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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317회 작성일 23-07-31 00:52본문
툰드라
별들도 얼어붙은 밤 빙판의 가장자리부터 낯선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조류가 멈춰버린 언 강물엔 빙산이 된 물의 조각들 옷섶마다 살얼음을 뒤집어쓴 이끼처럼 내 정수리를 밟으며 요령소리가 짤랑거렸다 굶주린 북극곰의 사체가 크레바스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누워 있었다 오지 않은 봄 편지에 북극여우는 온종일 보초만 서다 잠들고 사지가 마비된 강물 위로 총소리가 빙편처럼 부서졌다 발밑으로 하얗게 물든 핏자국들 아직 채 식지 않은 선혈이 하루살이의 긴 꼬리처럼 꿈틀거리며 내 정수리에 못질을 한다 얼어붙은 별들의 조각들이 우박처럼 쏟아지고 못자국이 선명한 얼굴 하나 거기 묘지처럼 서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콩트시인님의 시를 감상하며 뜨거운 열을 식히고 있습니다
마음같아서는 별들도 얼어붙은 빙판으로 캠핑이라도 가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무더운 날씨 건강 잘 챙기시고 여름휴가는 갔다 오셨는지요.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건강관리 잘하시고요.
편안한 저녁 보내시길 바랍니다.
초보운전대리님의 댓글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멋지네요 시어 하나마다 시의 관록이 깊게 보입니다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늘 부족한 하루살이처럼 살아온 부끄러운 글에 주신 격려의 말씀, 고맙습니다.
예전에 올리신 시인님의 시구들이 아직도 제 가슴에 진눈깨비처럼 휘날리고 있습니다.
건강하십시오.
달팽이님의 댓글
달팽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빙산이 된 물의 조각 옆에 누워 한 낮의 열기를 식히고 싶은 날들입니다.
눈썹에 매달린 성애처럼 반짝이는 툰드라의 풍경,
좋습니다.
시원한 하루 되세요, 콩트님.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감사합니다.
시인님께서도 남은 오후,
시원하게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