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몰의 눈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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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몰의 눈초리
산등성이를 휘돌아 하얀 파도가 봄바람처럼 밀려왔다 골마다 부서지는 지난여름의 비릿한 포말들 날 선 직벽으로 투신한 허공에는 맹금의 날갯짓이 갈잎처럼 바스락거렸다 한 무리의 자전거가 문틈으로 소나기처럼 휙 지나갔다 축제에 모인 사람들 늙은 개의 허기진 살점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버려진 뼈들이 지형도를 그리며 겨울로 가지를 뻗었다 갈치산 고갯길 너머 내 어머니의 바다가 에밀레종처럼 출렁거리고 있었다 발밑으로 아가미를 헐떡거리는 숭어 떼처럼 모여든 고깃배들 허연 배를 뒤집은 서쪽 하늘로 물거미가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해 지는 서쪽하늘을 본지가 언제인지요
하늘을 바라보는것도 잊고 살았습니다
비릿한 포말이 이는 바닷가는 아니지만 산넘어 지는
일몰을 한번 바라보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했습니다 콩트시인님!
오늘도 덥다하니 슬기롭게 더위와 싸워 승리하시기를. . . .
콩트님의 댓글

출근을 하고
어수선한 아침을 헤매고 있습니다.
시인님께서도 오늘 하루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건강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