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殉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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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74회 작성일 23-08-04 04:39본문
할아버지의 殉愛
- 콩트처럼 구성해본 詩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 나갔던 할머니가 돌아와 거실에 앉아있는 할아버진 본 체도 않고 안방으로 들어가 방문을 쾅, 닫는다.
“어디 아픈가?”
걱정된 할아버지가 뒤따라 들어가 묻는다.
아무 대답도 없이 돌아눕는 할머니-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할머니가 다시 돌아누우며 하시는 말-
“남들은 남편이 다 죽었는데 나만 이게 뭐야, 일찍 들어와서 밥을 차려줘야 하니”
할아버지는 쓸쓸히 일어나서 거실로 나와 TV를 켠다.
할아버지는 안다.
자기가 죽으면 할머니가 혼자 울 것을,
외로워서
할아버지에게 퍼부은 말들이 생각나서
혼자 울 것임을-
먼저 죽을 수 없는 할아버지
우두커니 앉아 TV를 본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출근길,
창밖으로 윤슬이 할아버지의 殉愛譜처럼 반짝거립니다.
속절없는 대양의 사연들을 삼킨 저 시퍼런 비늘들.........
시, 잘 감상했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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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碑銘)
황인숙
그 여자를 반듯하게
편히 뉘어도 좋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녀 가슴 위에 공책 한 권.
그리고 오른손에 펜을 쥐어
포개어 놓으라.
비바람이 뚫고 햇살이 비워낸
두개골 속을
맑은 벼락이 울릴 때,
그녀 오른팔 뼈다귀는
늑골 위를 더듬으리.
행복하게 삐거덕거리며.
뜬구름님의 댓글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감사합니다. 좋은 댓글도- 올가을이 지금까지의 어느 가을보다 행복하시기를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