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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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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07회 작성일 23-08-0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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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돌이


 산길 걷다 숨이 실거머리처럼 가늘다가 기다랗게 심장을 조일 때면 길섶마다 쓰러져 누운 돌무더기들 여름 한철 우듬지를 향해 출정한 쓰르라미의 진격 나팔소리처럼 층층이 쌓아 올린 메기의 꿈 개선장군처럼 날갯짓 퍼드덕거리며 건너온 항해일지의 두께로 짓누르는 중력의 무게여 널뛰는 무녀의 작두처럼 시퍼렇게 날 선 마리아나 해구의 뻘밭으로 갈앉은 폐선의 항로를 허기처럼 거닐었다 어스름녘 부슬비처럼 날리는 안갯속으로 눈꺼풀이 성냥불처럼 꺼져가길 쉼표 없이 간구하고 간구했었다 족쇄 같은 아이들의 첫돌 사진을 보며 현관문 붙잡고 다잡은 발자국, 접속사처럼 이어지는 출근길을 피고인처럼 끌려가며 질펀하게 젖은 팔월의 초아흐레가 거미줄처럼 정수리에 주렁주렁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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