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45회 작성일 23-08-15 13:45본문
뱁새알이 가을하늘처럼 깊고 푸른 줄은 처음 알았습니다
뱀의 식탐 어린 꿈틀거림으로도 오를 수 없는 아홉봉오리(九峰花)의 여린 우둠지사이
견고 하게 꾸며놓은 뱁새둥지에 다행히도 탁란을 한 뻐꾸기알은 없었습니다
부화된 새끼들은 이슬 같은 눈망울을 초롱이며
작은 인기척에도 어미인 줄 알고 능소화빛 주둥이를 쩍쩍 벌려 먹이를 달라 보챕니다
반가운 척, 신기한 척. 내 식구 챙기는 척은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인연의 끈은 한번 본 것으로 만족하며 냉정하게 잘라냈어야 했었는데
한번 다툼으로 소식을 끊어버린 고모님처럼 모질어야 했었습니다
이소 하기에는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뒤뚱거림으로 가랑이 찢어지는 줄 모르고 황새 뒤를 쫓았는지
텅 빈 둥지가 아쉬움을 더합니다
우리 집에 둥지를 틀었던 어린 뱁새들은 어디로 갔는지
우리와의 인연은 날갯짓을 보지 못 한 여기까지였나 봅니다
댓글목록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다섯별시인님, 오랜만에 오셨네요.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조석으로 바람이 시원해졌습니다.
건강하시고요.
시. 잘 감상했습니다.
======================
국화 옆에서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보다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쓰기가 너무 힘들어 쉬어가고 있습니다. 콩트시인님!
가을에 걸맞는 시를 올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