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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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315회 작성일 23-08-15 23:13본문
심해어
무대가 올랐다 실내는 어두웠고 퀴퀴한 냄새가 영사기의 불빛 속에서 뿌연 먼지처럼 피어올랐다 나는 천천히 스크린을 향해 걸어갔다 에메랄드빛 바다 멀리 수평선에 걸친 주렴처럼 깜박거리는 갤리선들 삼각돛을 펼치고 카나리아제도를 향해 노를 젓고 있었다 이번 항로는 어디로 잡았을까 향신료는 가득 실었을까 둑길에는 성게처럼 뾰족하게 생긴 한 여인의 성깔머리가 한 남자의 입술에 포개어 선창으로 포도송이처럼 갈앉고 있었다 수면으로 찰랑거리며 부딪히는 물의 비브라토들 여러 척의 배를 묶은 널빤지 위로 무용담이 소금기에 절인 비릿한 바람을 유영하며 럼주잔으로 밀려왔다 담배연기처럼 뿌옇게 밀려온 어스름으로 잔별처럼 몰려든 사람들이 꼬리지느러미를 재재바르게 흔들며 어둠 속으로 발광하듯 영사기의 불빛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댓글목록
다섯별님의 댓글
다섯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맑은 물처럼 솟아나오는 콩트시인님의 시심에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갑자기 오른 높은 혈압때문에 (180/113) 눈앞이 캄캄 무너져 내려 응급실을 다녀왔습니다 ㅋㅋ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몸이 별의별짓을 다합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여 좋은 시를 많이 올려주세요.
콩트님의 댓글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마음을 글로 잘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은데
막상 쓰고 다시 읽어보면 언제나 그러하듯
피상적이고 상투적이라 부끄럽기만 합니다.
그래도 늘 격려의 말씀 남겨 주시니 고맙습니다.
병원 진료는 잘 받으셨는지요?
몸 관리 잘하시고요.
이 밤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