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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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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구식석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7회 작성일 23-08-22 08:35

본문

땀방울에 소름이 맺힌다.
매미도 지쳤는지 나무등걸에서 빈껍데기로 쉬고 있다.
아마도 올해 여름은 너무 오래 노래했다 생각했을 것이다.
곡식들은 알차게 영글어가야할 때지만
독수에 걸린 의붓딸처럼 쭉정이로 태워지고 있다.
열기의 강은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흘러,
뒷배도 없이 오롯이 남아 사라지지 않고 고인다.
타들어가는 여름, 불면의 밤이 너무 길다
내가 사는 동안은 꼭 가을이 오리라던 믿음이
점점 사라져 가는 듯한 현존하는 살해의 공포다
문득 드는 생각은,
어디까지 몰아부칠 수 있을까?
신의 심판은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태양의 힘을 조금만 더 빌리면 될 뿐.
몇억년전의 화성에서도 이랬을까..
녹음 울창했던 화성에는 언젠가부터 비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죽음의 별이 되고 말았다.
아마도 화성의 사암 퇴적층에는
언젠가 내릴 비를 기다리던 물고기 뼈가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표면 바로 아래에는
마천루와 자동차와 폭죽과 굴뚝들이 묻혀 있을 것이다.
지구의 지상에서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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