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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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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상당산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3-08-25 16:27

본문

늦은 봄이 한눈팔고 있는 사이

무자비한 녹음으로 울을 친

여름 안쪽 호수

 

분수로 뿜어 올린 여름은

태양의 뒤편에 매달린 채

절정(絶頂)의 하얀 물꽃을 피우고

물방울 주워 먹는 청둥오리들

연신 수중발레로 삶을 찾는다.

  

여름이 몸을 푼 물속에 가끔씩

들숨 날숨의 은밀한 교감으로

다이빙하는 청둥오리들

 

쓰러지는 동그라미의 파문(波文)

한숨 돌린 물고기들 미행하고

윤기 자르르 흐르는

청록색 선연한 머리엔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채

공들인 찰나의 삶을 시치미 떼고

뒷걸음질 치지 못하는 청둥오리들

호수의 하늘을 밀며 유유히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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