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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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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5회 작성일 23-08-28 21:01

본문

 너에게 편지를 쓴다


 지구를 삼킬듯한 너의 큰 부리가 서쪽 하늘로 날 선 칼날처럼 번뜩이는 오늘 밤, 너에게 편지를 쓴다 언제나 내 곁에 바람처럼 한들거리는 너 언제부터인가 내가 너를 인식하지 못할 무렵이었을까 너는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다 얼마 동안 너를 바람처럼 잊고 살았을까 월요일 아침 출근길 너를 보았다 번뜩이는 너의 큰 부리가 나의 눈을 쪼고 내장을 파먹었다 사무실에 도착하자 오늘도 사망자 발생 보고서가 책상 위에 덩그러니 앉아 희번덕거리고 있었다 사인을 확인한 죽음을 서류철에 봉인하고 돌아서는 길 논둑을 걷는 소처럼 우직하게 서 있는 눈밭 위 눈사람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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