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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렐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8회 작성일 23-09-05 12:16

본문



먼 길 돌아 닿은 곳은 

다시 내 방 안 거울 속.


거울의 안과 

바깥이 미세하게 조응하는 소리. 


바람에 불리워 가는 

거울 안 풍경의 투명한 흔들림이 

오늘밤 

하늘의 바깥 자오선을 끌어당겨,

 

귀 기울이는 

달빛 한가득 

배롱나무꽃 눈꺼풀 

흰 돛처럼 활짝 펼쳐진다.


밤하늘에 가득찬 

무한히 많은 정적들의 궤적일 뿐인

내 누이여.

형체 잃은 우리들의 집, 

거대한 은하수가 느릿느릿 

집 지붕 위를 스쳐 지나가고 

이름 모를 유리창을 툭 치며 

예리한 은어 뼈들이 다가와 장난치는,

우리는 껍질이 풀려 나가는 애벌레들처럼, 

그 수많은 표정들. 

재재바르게

교차하는 언어들. 


손을 맞잡아도 

펄럭이다가 

해묵은 상처가 자꾸 아래로 흘러 내리는 

너는 밤의 한 귀퉁이를 낯선 체온으로 

채색해 나간다.

누군가 잠들지 못하고 네게 

보내지지 않을 편지를 쓰고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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