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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오르는 불은 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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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월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323회 작성일 23-09-09 13:35

본문

타 오르는 불은 불이 아니다

                                                    박 철

엉덩이 들썩이며 암내를 맡는다

수컷은 벌써 보이는 것이 없다

솟아오르는 불이 용광로를 넘친다

질서도 없고

높낮이도 없다

용암은 스스로 누구를 기다리지 않는다

긴 시간의 응어리진 분노

차가운 샘물이 길을 알려 준다

알 수 없는 신선함

태양보다 달빛이 더 그리운 시간

육신은 없고

타다 남은 재

재 위에 뒹구는 조각들

사자 한 마리 외로움에 떨다 쓰러진다

치욕의 시간은 의미 없다

수컷의 향기가 암컷을 누르는 시간

초원의 바람은 차다

빛이 다시 밝아지면

어슬렁 거리며 먹이를 찾는

누군가는 이빨 자국에 희생되어 사라지고

아무 일 없이 비가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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