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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싣딤나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23회 작성일 23-09-22 18:53

본문

고양이가 고구마 순을 뜯는다 너는 너댓장 겹쳐진 편지처럼 흑태를 뜯는다.

제 안에 뭉쳐 진 것을 토하려고 고양이도 너도 먹지 못하는 것을 먹는다

구석구석 제 몸을 핥아대는 고양이는 체취를 지우는 것일까 묻히는 것일까

애써 나를 피해 다니는 네가 나를 지우는 것인지, 그리고 있는 것인지,

빠져도 빠져도 빼곡한 털처럼 내게 박혀서 나를 이루는 기억들, 혀가 닿는데로 

핥아서 나도 모르게 한 올씩 삼킨 것이 똘똘 뭉쳐서 어느 순간 울컥 받히는,


차마 똥이 되지 못하는 것들을 토한다. 네 안에 들어가서 반쯤 상해버린 눈빛과

표정과 말투 사이에서 여전히 멀쩡한 의미들이 뭉쳐 있다. 주기적으로 토하며

간직해가는 애증, 너는 틈만 나면 호시탐탐 너를 핥으며 한가닥씩 나를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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