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담요의 스위치를 처음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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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66회 작성일 23-10-03 02:52본문
전기담요 스위치를 처음 돌렸다.
벌써 시월이다.
가을비 두어 번 내리고 나면
이파리 모두 떨어진 알몸의 나무들과
노랗게 시든 가여운 풀들과
나 또한
영문도 모르고
칼바람 속 겨울에 버려질 것이다.
친구여, 이 밤 잘 자고 있는가.
바람도 없는 꿈속에서
저 혼자 흔들리던
내 소망의 코스모스들은 벌써 지고
나는 지금 잠이 깨어
겨울보다 먼저 온
나의 저체온을 달래기 위해
전기담요의 스위치를 처음 돌렸다.
친구여
해마다 몸보다 마음이
더 추워지는 겨울
아마도 이 겨울엔
잠 못 이루는 밤들이 더 많을 것 같네.
댓글목록
정동재님의 댓글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죽기 위해 태어난다는 말씀이 있죠 죽기 위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산다는 삶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는 말씀도 있지만
시인님의 시를 보고 나니
분위기에 심장이 부르르 떨렸던 기억이 나는 군요.
나를 지독히 사랑하는 올 겨울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