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 > 창작시의 향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창작시의 향기

  • HOME
  • 창작의 향기
  • 창작시의 향기

     ☞ 舊. 창작시   ☞ 舊. 창작시   ♨ 맞춤법검사기

 

▷모든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무단인용이나 표절금합니다
▷시스템 오류에 대비해 게시물은 따로 보관해두시기 바랍니다
1인 1일 1편의 詩만 올려주시기 바라며, 초중고생 등 청소년은 청소년방을 이용해 주세요
※ 타인에 대한 비방,욕설, 시가 아닌 개인의 의견, 특정종교에 편향된 글은 삼가바랍니다 

나의 가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뜬구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24회 작성일 23-10-12 05:09

본문

나의 가을

 

 

1

아파트 숲에 밀린 나의 가을은 추억 속에서 온다.

낙엽은 나를 가을로 데려가는 추억의 기차표다.

한 잎 주워 들면 나의 가을열차는

노란 은행잎이 겹겹이 쌓인

내 어린 시절의 가을로 나를 태우고 간다.

어렸을 때 나는 일본 사람이 살다 버리고 간

작은 정원과 텃밭이 딸린 기와집에서 살았다.

가을이 오면 어머니는

낙엽이 떨어져 썩는 것을 막기 위해

정원에 있는 우물에 뚜껑을 덮고

낙엽을 긁어모아 태웠다.

국어 교과서에 실린 낙엽을 태우면서에서 이효석은

낙엽을 태우는 냄새를 갓 볶아낸 커피에 비유했다.

나는 그때 커피 맛을 몰랐다.

다만 나는 낙하하는 것들의 마지막에 대하여

시들어 가는 것들의 쓸쓸함에 대하여

에 대하여

어렴풋이 생각하는 것을 배웠다.

나는 이제 커피를 마실 때마다 가을 냄새와

내 어린 시절의 냄새와

꿈 많은 사춘기 시절과 어머니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에 빠져든다.

도시에서는 낙엽을 태울 곳이 없다.

연기를 보고 자칫 소방차나 달려 올 것이다.

낙엽이 지는 도시의 가을은 나를 쓸쓸하게 한다.

 

2

나의 가을은 ‘Come September’*도 아니고

시월의 마지막 밤*도 아닌

낙엽이 지고서야 온다.

흰 구름이 몇 점 들어와 잠긴 호반,

겹겹이 떨어져 쌓인 노란 은행잎을 밟으며 온다.

동화 속에서,

상상 속 통나무집 벽난로에서

불꽃을 탁탁 튀기며 타오르는 장작불 소리와 함께 온다.

비록 아파트 숲에서 맞는 가을일지라도

길가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에서 노란 잎이 떨어지면

내 추억 속의 가을은

어머니와 함께

고교 시절과 함께 오고

캐나다의 붉은 단풍이나 로키산맥의 어느 마을보다

더 화려하고 아름답다.

 

3

시월은 수확의 계절-

씨뿌리는 희망의 봄과 땀 흘리며 일하던 여름이 지나고

성적표를 받아 드는 가을.

가을걷이가 끝난

나의 빈 밭과 들녘은 쓸쓸하다.

나는 지금

내 인생의 과수원에 심었던 나무들에 대하여

나는 진정한 농부였던 가에 대하여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내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비록 내가 세상에 나눠준 소산은 없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너무나 자랑스러운 몇 알의 과일들-

아이들과 아이들의 짝꿍들과

아이들의 아이들을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린다.

 

4

가을이 오면 나는 하늘이 높아가는 것과

낙엽이 소리 없이 지는 뜻을 헤아리며

하나님의 뜻을 조금씩 알아가는 겸손을 배운다.

거저 받은 목숨

만남의 축복으로 살아온 인생

새삼 감사의 의미를 깨닫는다.

진정한 눈물은 슬퍼서 흘리는 것이 아니라

깊은 감사를 알 때 더욱 뜨겁게 흘리게 된다는 것도-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사셨던

나의 어머니 아버지와

삶의 무게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을 내 곁을

지켜준 아내와

자신들의 삶을 쪼개 내 인생에 보태준 수많은 분과

내 삶 속에서 나의 모든 일들을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정교하게 지휘해 주신 하나님

가을은 그 모든 분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게 하는 은혜의 계절이다.


* Come September : 미국 빌리본 악단이 연주한 추억의 영화 ‘9월이 오면(Come September)’OST.

* ‘시월의 마지막 밤’ : 이용의 히트곡 잊혀진 계절의 가사 한 대목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37,924건 1 페이지
창작시의 향기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공지 창작시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90 12-26
37923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 13:24
37922 솔바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 13:00
37921 황금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 12:36
37920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 08:41
37919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8:34
37918 브루스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5:57
37917
불면 새글 댓글+ 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2:47
37916 힐링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0:10
37915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6-23
37914
술래 새글 댓글+ 2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6-23
37913
벽 2 새글 댓글+ 2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23
37912
유월의 곡우 댓글+ 1
최경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 06-23
37911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 06-23
37910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 06-23
37909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 06-23
3790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23
37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23
37906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23
37905
댓글+ 2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6-22
37904
페이 댓글+ 2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 06-22
37903
호의 댓글+ 2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6-22
37902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22
37901 황금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22
379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 06-22
37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6-22
37898 시인삼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 06-22
37897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 06-21
37896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6-21
3789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21
37894
황금 연못 댓글+ 4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6-21
37893 장 진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21
3789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 06-21
37891
밤바다 댓글+ 4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 06-21
37890 그대로조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6-21
3788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 06-21
3788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6-21
37887
노인과 시간 댓글+ 4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6-20
37886
겸손 댓글+ 2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 06-20
37885 최현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 06-20
37884 최상구(靜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20
37883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 06-20
37882
우물 댓글+ 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 06-20
37881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19
37880 아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 06-19
37879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9
37878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 06-19
37877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 06-19
3787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 06-19
37875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 06-18
37874
바다 한 권 댓글+ 3
정민기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8
37873
땀방울 댓글+ 3
맛살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 06-18
37872
벽 1 댓글+ 9
고나plm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6-18
37871 우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6-18
37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8
37869 작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6-17
37868 목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 06-17
37867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 06-17
37866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17
37865 목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6-17
37864 정동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 06-17
37863
댓글+ 4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6-16
37862
댓글+ 4
탱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6-16
37861
애기똥풀 댓글+ 4
나비처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6-16
37860 修羅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 06-16
37859
다른 행렬 댓글+ 2
泉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 06-16
37858 풀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6-16
37857 수퍼스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6-16
37856 페트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 06-16
37855 들향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 06-16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